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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혐시대의 책읽기’ 김욱 “책 통해 자신만의 논리를”

입력 2018-05-16 05:10:01


“사람마다 독서의 목표는 제각각일 거예요. 교양을 쌓으려고, 혹은 정보를 얻거나 재미를 느끼려고 책을 읽는 거겠죠. 하지만 이런 것들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우리는 책을 통해 자신만의 논리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의 깊이’를 깊게 만들 수 있어야 해요.”

김욱(사진) 서남대 전 교수는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너무 남의 논리를 피상적으로 이해한 뒤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며 “이런 현상을 타파하려면 제대로 된 독서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훌륭한 책이어도 자신만의 논리로 책에 담긴 핵심을 풀어낼 수 있어야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교수를 인터뷰한 건 그가 최근 펴낸 신간 ‘책혐시대의 책읽기’(개마고원)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저서 ‘아주 낯선 상식’(2015)과 ‘아주 낯선 선택’(2016)으로 영남패권주의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해 정치권 안팎을 들썩이게 만든 인물이다.

전작이 그렇듯 이번 작품 역시 난해하거나 고루하게 느껴지는 대목은 찾아보기 힘들다. 무엇 하나 눙치는 법 없이 독서란 왜 필요하며, 어떤 독서법을 길러야 하는지 들려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김 전 교수는 지금을 ‘책혐시대’라고 규정한다. 책을 혐오하는 시대라는 것인데, 지나친 표현 같지만 그의 주장은 단호하다. 김 전 교수는 이렇게 적었다. “분명히 전통적인 의미에서 책이라고 부를 만한 것에 대한 혐오현상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밑줄을 긋게 만드는 문장이 계속 이어진다. 이런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는 “궁극의 책읽기 기술”로 이른바 ‘새끼치기 독서법’을 소개한다. A라는 책을 읽다가 의문이 생기면, 관련 내용이 실린 B라는 책으로, 그러다가 비슷한 분야의 C라는 책으로 옮겨가는 독서법이 최고라는 것이다. 책에는 그가 추천하는 다양한 분야의 양서 리스트도 실려 있다. 그는 “책읽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거의 모두 커다란 생각의 광장에서 만날 것으로 본다”고 썼다.

김 전 교수는 말한다. “책읽기의 본질은 지식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지배하는 지혜의 주인이 되는 것”에 있다고, “과거의 지식을 담은 모든 책은 독자의 지혜로운 창의력에 의해 죽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이다. 그는 “이 책은 독서의 세계를 다루는 개론서인데,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심도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다시 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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