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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行? 김창선, 입주단지 둘러봤다

입력 2019-02-18 04:05:01


베트남 하노이 시민들이 17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의전팀이 묵고 있는 하노이 시내 정부 게스트하우스 앞을 지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로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의전 실무를 총괄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하노이 동북부 소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입주한 공단 주변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북부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항구도시 하이퐁,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 등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의 유력한 방문지로 거론되는 곳들이다.

지난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김 부장 일행은 17일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주변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을 당시 북측 인사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삼성 공장 방문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삼성그룹의 남북 경협 참여를 권유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김 부장은 숙소인 베트남 정부 영빈관으로 돌아온 뒤에는 의전 담당인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측 대표단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은 삼성전자 외에 우리 기업이 상당수 진출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방문이 무산되더라도 경제현장 시찰 중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기업과 접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북한은 대북 제재 때문에 막혀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 사업 재개를 허용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한국과 베트남 간 경제협력 현장을 직접 돌아봄으로써 남북경협 재개를 향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경제시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다는 점에서 우선 외교적인 의미가 작지 않다. 김 위원장이 발전된 베트남 경제를 본받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함으로써 자신이 비핵화에 진정성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베트남 모델’을 북한에 추천한 바 있다. 베트남 역시 경제발전 경험을 북한에 적극적으로 전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이 산업시설 외에 관광지를 함께 돌아볼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의 핵심 항구도시 하이퐁 방문에 이어 인근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를 들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롱베이는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두 번째로 베트남을 찾을 당시 방문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인근에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과 강원도 원산을 관광지로 육성하는 데 관심이 많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전날 밤 ‘깜짝 외출’에 나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과 식물원, 오페라하우스 등을 둘러본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경제현장 시찰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활용가치가 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국빈방문과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바쁜 외교일정 가운데서도 민생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더욱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 일행은 하노이 북부에 중국과 국경을 접한 랑선성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이용해 중국을 거쳐 베트남에 갈 경우 랑선역에서 내려 승용차로 하노이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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