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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병준 “한국당 허약하지 않아… 극단적 우경화 없을 것”

입력 2019-02-26 04:05:01
김병준(오른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새 당대표가 선출되는 27일로 임기를 마치는 김 위원장은 이날 고별 기자간담회도 열었다. 최종학 선임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은 더 이상 허약하지 않다”며 “다소 지나친 주장과 우려되는 움직임이 있어도 우리 안에서 용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과거에 보였던 극단적 우경화의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이 한 번씩 굽이친다 해도 결국 앞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시대가 역행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전당대회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 야유를 보내던 세력에게 (내가) ‘조용히 하라’고 고함을 지른 것도 그런 모습들이 이 당의 주류가 될 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전대가 열리는 27일로 7개월간의 임기를 마친다. 그의 당내 지지 기반이 허약한 데다 내부 갈등도 심해 결국 성과 없이 비대위 체제가 끝날 것이란 회의적 관측 속에서도 당 지지율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재건의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은 긍정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계파정치 청산’을 내세우며 가치·정책 중심 정당으로의 변화도 꾀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계파 갈등을 덮기 위해 한 깃발 아래 구성원들을 모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철학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소득주도성장의 대항 담론인 아이노믹스 등을 발표해 내부 공감대를 형성했고, 당장이라도 갈라설 것 같았던 당내 갈등도 완화시켰다”고 자평했다.

이런 당 운영 방침이 외부에서 영입된 대표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 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였다는 분석도 있다. 총선 공천권이 없어 의원들을 온전히 장악하기 어려운 원외 인사가 정면으로 계파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우회로를 택했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비대위의 선결 과제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 세력을 당에서 청산하는 일이었지만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당분간 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저의 한계는 무엇이고 잠재성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저를 바꾸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이미 지난달 “당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던 사람으로서 이제는 당과 멀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정치인 김병준’으로서의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김 위원장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라가 이렇게 가서 되겠나. 바꿔야 한다는 욕심은 있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촌에서 열린 ‘징검다리 포럼’ 창립식에도 참석했다. 합리적 보수 세력을 표방하는 이 포럼에 김 위원장 지지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향후 그의 정치적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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