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ukminusa.com/allimg/20190421/201904220401_11120924074090_1.jpg)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봉환식에서 계봉우 애국지사 유골함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헌정하고 있다.
![](https://www.kukminusa.com/allimg/20190421/201904220401_11120924074090_2.jpg)
신민회 출신으로 민족교육에 전념했던 계봉우 지사와 항일 무장운동을 전개했던 황운정 지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된다. 외지에서 고국을 그리다 사망한 지 각각 60년, 30년 만이다.
함경남도 영흥 출신인 계 지사는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후 북간도 대표로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냈다. 20년 5월 임시정부 간도 파견원으로, 10월부터는 치타극동공화국 극동부 한인부에서 활동했다. 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후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을 집필하며 민족교육에 헌신했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인정해 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계 지사의 증손녀 계이리나씨는 21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증조) 할아버지께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게 살아생전 꿈이었다”며 “결국 꿈을 못 이루고 돌아가셨는데, 이렇게 이뤄져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께서 ‘할아버지로부터 한 번도 독립운동 당시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며 “행여 (증조)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얘기가 새어 나가면 감옥에 끌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함경북도 온성에서 태어난 황 지사는 독립만세 시위에 참여했다가 20년 체포를 피해 중국 지린성으로 망명했다. 증손녀인 황베로니카씨는 “(증조할아버지께서)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체포된 후 탈옥했다”며 “수영도 할 줄 모르면서 두만강을 건너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고 전했다. 황 지사는 22년까지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무장부대 일원으로 활동했다. 2005년 그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외손자인 리베체슬라브씨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유공자를 기억하고 인정해주고, 그 후손을 지원해주고 있는 정부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알마티에서 동포간담회를 주재한 뒤 곧바로 누르술탄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계 지사와 황 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외에서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두 지사 및 배우자의 유해 4위와 유가족을 함께 태우기 위해 공군 2호기를 누르술탄으로 급파했다.
문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네 분을 모시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임무이며 독립운동을 완성하는 일”이라며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하신 독립유공자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없는 경의를 표하며 민족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되도록 하겠다. 이제 네 분을 조국, 고향산천으로 모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역시 강제 이주로 현지에 묻힌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는 문제도 카자흐스탄 정부와 논의했다. 카자흐스탄에는 홍 장군과 최이붕 지사, 강연상 지사의 묘소가 있다.
계 지사와 황 지사의 유해는 22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유가족 의사에 따라 계 지사 부부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황 지사 부부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알마티·누르술탄=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