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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패션시장에 ICT 기술 적용 ‘맞춤 옷’ 24시간 내 완성

입력 2019-04-25 21:25:01
박원순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동대문패션시장 롯데피트인에 새로 문을 연 개인맞춤의류 시범매장에서 본인의 아바타에 옷을 입혀보고 있다. 이 시범매장에서는 고객이 디자인 패턴과 색깔, 소매길이 등을 선택하면 24시간 안에 옷을 만들어준다. 서울시 제공


25일 서울 동대문구 롯데피트인 2층에 마련된 개인맞춤의류 시범매장에 들어선 박원순 시장이 성인 키 높이의 키오스크인 ‘FX미러’ 앞에 섰다. 박 시장이 손을 뻗어 성별을 ‘남성’으로 선택하자 5초 뒤 화면에는 박 시장의 얼굴과 체형을 그대로 닮은 아바타가 생성됐다. 현실 속에서 정장을 입고 있던 박 시장은 FX미러 속 아바타를 통해 반팔 데님 셔츠와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박 시장이 사이즈 M을 선택하자 화면 속에는 ‘작다’는 표시의 붉은 점들이 등장했다. 사이즈나 디자인이 본인에게 잘 맞는지 피팅룸에서 번거롭게 옷을 갈아입지 않고도 2000벌의 샘플을 한 번에 입어볼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피팅룸인 셈이다.

서울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K-패션 중심지인 동대문 패션시장에 ICT 기술을 입히는 내용의 ‘동대문 패션시장 활성화 5대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키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박 시장이 체험했던 매장은 개인 맞춤 의류를 24시간 안에 생산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세계 최단 시간 내 기획부터 생산, 유통이 가능하도록 ICT 기술을 적용한다.

가상 피팅을 한 뒤에는 직접 원하는 의류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선택해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생산은 인근 봉제공장이 맡게 돼 일감이나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동대문 패션시장은 섬유패션 분야 수출의 상당량을 차지할 정도로 잠재력이 큰 곳이지만 최근 차별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패션산업협회는 패션산업 지원에 나서고 KT, 롯데자산개발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운영을 지원한다.

IoT와 5G 기술로 동대문 봉제공장 네트워크를 연결해 가동률을 파악하고 공장별 최적화된 배분도 지원한다. 중국처럼 대형 시장에서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한꺼번에 수주와 생산이 가능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AI(인공지능)가 빅데이터로 개인별 스타일을 맞춤 분석해 상담해주고 동대문 상품 구매까지 연계해주는 ‘마이 스타일 랩(My style lab·가칭)’도 시작된다.

이날 박 시장은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가상 피팅을 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온라인에서 방탄소년단이 입었던 옷을 (자신에게 맞는)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주문할 수 있으면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도 동대문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며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로 패션 산업 혁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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