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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물가는 일시적”… 파월, 금리 인하 가능성 일축

입력 2019-05-02 19:25:01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AP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25~2.50%로 동결 결정했다. 저물가 상태가 강조된 성명서 문구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일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국의 경기 평가는 상향됐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견조한 속도로 증가했다”고 표현했다. 지난 3월에는 “(2018년) 4분기에 비해 느려졌다”고 평가했었다. 낮은 실업률과 고용 증가세의 유지 등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호의적이었다. 한국은행이 최근 “미국 경제는 당분간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놓은 전망과 같은 내용이었다.

연준은 다만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에 비해 불충분하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성명서에는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근원 물가상승률)은 2% 아래에서 움직였다”는 문구가 담겼다. 지난 3월 근원 물가상승률이 “약 2% 수준을 유지했다”고 한 것과 사뭇 달랐다.

이 같은 성명서가 공개되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이뤄졌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낮은 물가 상황은 “일시적 요인들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파월 의장은 “현재의 정책기조는 적절하다”며 “정책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은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상승장으로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하락장으로 전환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성명서 내용은 비둘기파(완화 선호)였지만 기자회견은 다소 매파(긴축 선호)였다”는 반응을 내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에 회의적 견해를 나타낸 셈”이라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해석했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 조정이 적절한지 결정하는 데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했다. 이에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는 “미국 기준금리 동결이 2020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외금리차를 고려해야 하는 한은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유지된 셈이다. 피지 난다에서 열리는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준의 결정에 대해 “예상에 어긋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부합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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