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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빌보드 2관왕, ‘마룬5’도 제쳤다

입력 2019-05-03 04:10:01
그룹 방탄소년단이 1일 라스베가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국 진 뷔 RM 지민 제이홉 슈가. AP
 
방탄소년단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팝스타 할시와 함께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는 모습. AP


“지금 등장할 슈퍼 그룹은 오늘 2개의 상을 차지했습니다. 이들은 모든 스트리밍(음원 실시간 듣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요. 이제 라이브로 이들의 무대가 펼쳐집니다.”

미국 팝스타 켈리 클락슨의 소개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자 시상식장은 순식간에 이들의 콘서트장으로 바뀌었다. 시상식에서는 칼리드,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등 팝 시장을 주름잡는 엄청난 스타들이 개성 넘치는 무대를 뽐냈지만, 가장 큰 함성이 터져 나온 건 BTS의 공연이 시작되면서였다.

깔끔한 슈트를 입고 등장한 이들은 지난달 발표한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열창했다. 이 곡에 목소리를 보탠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도 함께했다. 관객들은 BTS를 연호하면서 함성을 질렀다.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글썽이거나, 한국어 플래카드를 들고 열광하는 팬들도 볼 수 있었다.

1일 BTS의 열정적인 공연이 펼쳐진 곳은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가 열린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였다. BTS는 시상식에서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제치고 ‘톱 듀오/그룹’ 부문과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특히 이들이 거머쥔 ‘톱 듀오/그룹’ 부문은 시상식 주요 부문 중 하나였다. 최근 1년 사이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3차례 정상에 올랐던 만큼 BTS의 수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가요계 안팎에선 비관적인 전망도 없진 않았다. 이매진 드래곤스, 마룬 파이브 등 함께 후보에 오른 뮤지션의 면면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BTS는 이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멤버들 역시 수상자로 호명되자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팬덤의 힘에 의지한 지명도가 아니라 음악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본상 격인 ‘톱 듀오/그룹’ 부문에서 수상함으로써 세계 팝 시장의 본토에서 음악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어 노래로 활동하면서 수상에 성공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었다. 이 부문 수상자는 2015년과 2016년에는 원디렉션, 2017년에는 트웬티 원 파일럿츠, 지난해엔 이매진 드래곤스였다. 모두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미국이나 영국의 팀들이다.

‘톱 듀오/그룹’ 수상자로 호명된 뒤 무대에 오른 BTS의 리더 RM은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이 무대에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성과는 우리가 함께 공유한 ‘작은 것들’ 덕분이다. BTS와 아미(팬클럽 이름)의 힘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데뷔할 때의)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우리 모두 최고의 꿈을 꾸자”고 외쳤다.

BTS는 빌보드 ‘소셜 50’ 차트와 팬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가리는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도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BTS는 94주 연속 ‘소셜 50’ 차트에서 정상을 고수하고 있다. 이 차트에서 1위에 오른 횟수는 124회에 달한다.

BTS는 시상식에서 객석 맨 앞줄에 앉아 행사를 관람했다. 화면에 멤버들 모습이 잡힐 때면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진행자는 수차례 BTS를 언급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BTS의 공연은 시상식에서 펼쳐진 15개 무대 가운데 14번째 순서였다. 피날레를 장식한 공연이 데뷔 30주년을 압둔 폴라 압둘의 공연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BTS가 현재 세계 음악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BTS의 무대가 펼쳐지기 전에는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등이 공연을 선보였다.

BTS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음악 시상식으로 통한다.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최고상인 ‘톱 아티스트’ 부문은 래퍼 드레이크에게 돌아갔다. 드레이크는 이 부문을 포함해 총 12개 상을 휩쓸며 ‘대세 팝스타’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시상식은 케이블채널 엠넷을 통해 국내에도 생중계됐다. 시상식이 열리는 내내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정상에 오르내렸다. 방송인 오상진 안현모와 함께 중계를 맡은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BTS는 미국에 ‘강제 진출’해 이제 조금씩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팀”이라며 “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해 수상에도 성공했다. BTS의 이런 모습은 세계 음악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BTS는 4∼5일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시카고와 뉴저지를 거쳐 브라질 상파울루,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와 시즈오카 등지에서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라는 타이틀로 스타디움 투어를 벌인다. BTS는 시상식이 끝난 뒤 소속사를 통해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최선을 다해 (시상식) 무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스타디움 투어에서 멋있는 무대를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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