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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뮬러 리포트’

입력 2019-05-11 04:05:0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 이후 미국에서는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난다.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도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번 주 뉴욕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 1위는 ‘뮬러 리포트’가 차지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보고서 편집본에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이 포함된 책이다. 미 법무부는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의 전문을 제출하라는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하고 편집본을 공개했다. 겉모양은 책이지만, 언론사의 해설이 덧붙여진 수사보고서 ‘축약본’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이다.

448쪽 분량의 뮬러 리포트는 미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지금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단행본으로 내놓아도 많이 팔릴 것이라는 출판사의 예상이 적중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공모·내통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에 압력을 가했다는 ‘사법 방해’ 의혹까지 더해졌다.

뮬러 특검은 22개월에 걸친 마라톤 수사 끝에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에 대해선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면죄부를 줬다. 그러나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해선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유보하면서 새로운 논쟁을 야기했다. 수사보고서 전문이 공개되면 그것을 묶은 책이 또 베스트셀러가 될지 모르겠다. ‘트럼프 시대’ 미국이 요지경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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