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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스포츠] ‘3부→2부→1부’ 연속 점프 세팀, 우승보다 짜릿

입력 2019-06-27 21:00:02
유럽 축구 4대 리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팀과 올라올 팀의 생존 경쟁이 뜨겁다. 2019-2020 시즌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모두 12개팀이 1부 리그로 올라섰다. 4대 리그 팀 중 가장 마지막으로 승격에 성공한 레알 마요르카 선수들이 지난 24일 1부 리그 승격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레알 마요르카 트위터 캡처
 
우니온 베를린 선수들이 지난달 28일 슈투트가르트를 따돌리고 승격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승우(사진 가운데)의 헬라스 베로나가 지난 3일(한국시간) 시타델라와의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 2차전에서 3대 0으로 승리한 후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헬라스 베로나 인스타그램
 
노리치 시티의 다니엘 파르케 감독이 지난 4월 28일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지은 후 팬들에게 화답하는 모습. AP뉴시스


유럽 축구 4대 리그 우승팀은 일찌감치 정해졌지만 다음 시즌 리그 멤버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최종 확정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요르카가 승격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로 마지막 티켓을 확보하면서 4대 리그 승격 팀이 모두 결정됐다. 매 시즌 우승 경쟁 못지않은 치열한 승강 경쟁은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축구팬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번 시즌에는 3개 리그에서 2시즌 연속 상위 리그 승격에 성공한 팀이 탄생했다. 또 100년 넘는 팀 창단 역사에서 1부 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팀까지 모두 12개 팀이 유럽 4대 리그 진입에 성공했다.

승격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차전 패배를 역전시킨 마요르카는 2017-2018시즌만 해도 3부 리그인 세군다 디비전B 소속이었다. 세군다 디비전B에서 챔피언 플레이오프를 거쳐 2부 리그로 올라선 후 2018-2019시즌 다시 1부 리그인 프리메라리가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마요르카가 1부 리그로 올라선 것은 2012-2013시즌 18위로 강등된 후 7시즌 만이다. 비센테 모레노 감독이 2017년 6월 팀을 맡아 2시즌 연속 팀을 승격시켰다.

프리메라리가 외에 세리에A(US 레체), 분데스리가(SC 파더보른)도 2시즌 연속 승격에 성공해 1부 리그로 올라선 팀을 배출했다. 안토니오 콘테 인터 밀란 감독이 선수로 뛰었던 US 레체는 2018-2019시즌 세리에B에서 2위에 오르며 다음 시즌부터 세리에A에서 활약을 펼친다. 레체는 2011-2012시즌 세리에A 18위로 강등된 후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2012-2013시즌 3부 리그로 다시 추락했다. 3부 리그 추락 이후 2017-2018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상위 리그에 진입했다.

SC 파더보른도 가파른 추락과 상승을 경험한 팀이다. 파더보른은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최하위로 강등된 후 그 다음 시즌 2부 리그에서도 최하위로 다시 강등됐다. 2016-2017시즌 3부 리그에서도 강등 위기에 몰렸다가 겨우 강등을 면했다. 3시즌 연속 강등 위기에서 탈출한 파더보른은 이후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2017-2018시즌 3부 리그 2위로 2부 리그로 올라선 이후 올 시즌에도 2위로 분데스리가에 안착했다.

다음 시즌 4대 리그에 승격한 팀 중 1부 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팀은 분데스리가의 우니온 베를린이 유일하다. 1906년 창단해 66년 현재 구단 명칭으로 바뀐 우니온 베를린은 구동독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팀이다. 독일 통일 이후 분데스리가에 편입돼 2~4부 리그를 오갔다. 2부 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후 분데스리가 16위 팀인 슈투트가르트를 끌어내리고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의 마지막 한 자리를 꿰찼다. 동베를린 지역 팀 중 처음으로 분데스리가에 오른 팀이기도 하며 구동독 지역 팀 전체를 포함하면 5번째로 분데스리가 진입에 성공했다. 반복되는 재정 위기를 겪을 때마다 열성적인 팬들의 후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2004년에는 팬들이 헌혈을 해서 받은 돈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2008년 홈구장 재건축 당시 팬들이 직접 건설 현장에서 노동력도 제공했다.

한국 선수가 속한 팀으로는 헬라스 베로나가 유일하게 승격의 영광을 안았다. 이승우가 속한 베로나는 세리에B에서 5위를 기록해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후 페루자, 페스카라를 잇따라 격파하고 플레이오프 결승에 올라 시타델라마저 따돌렸다. 1차전에서 0대 2로 패하고도 2차전에서 3대 0으로 승리하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2017-2018시즌 이후 다시 세리에A에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다.

반면 황희찬이 임대됐던 함부르크 SV는 분데스리가 2 우니온 베를린에 승점 1점이 뒤져 승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2부 리그 팀끼리 플레이오프를 펼치는 다른 빅 리그와 달리 분데스리가는 2부 리그 3위 팀이 1부 리그 16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진행해 승격을 결정한다. 같은 분데스리가 2 홀슈타인 킬(이재성), VfL 보훔(이청용)은 각각 6위, 1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응원가 ‘온 더 볼 시티(On the ball city)’로 유명한 노리치 시티는 구단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프리미어리그 진입에 성공했다. 노리치 시티는 2017년 5월 114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인 다니엘 파르케 감독을 영입해 리빌딩에 들어갔다. 빠른 템포에 점유율 높은 축구를 추구하는 파르케 감독은 첫 번째 시즌인 2017-2018시즌에는 2부 리그인 챔피언십 14위를 기록했으나 올 시즌에는 승점 94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밖에 호셉 과르디올라, 게오르게 하지, 루카 토니, 안드레아 피를로 등이 거쳐 간 브레시아 칼초와 프리미어리그 전신인 풋볼리그 창립 멤버인 애스턴 빌라도 1부 리그로 돌아온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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