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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에 태국 ‘니시노 맞불’

입력 2019-07-03 04:10:01
박항서 감독. 뉴시스
 
니시노 아키라 감독. AP뉴시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서 일본 국가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태국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태국과 전통적 라이벌 관계인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은 니시노 감독과 동남아시아판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

태국축구협회(FAT)는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축구협회 관계자와 니시노 감독 측이 협상을 마쳤다”며 “니시노 감독은 A대표팀과 U-23대표팀을 이끌게 된다”고 밝혔다.

태국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에 1대 4로 패한 뒤 팀을 맡고 있던 밀로반 라예비치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시리삭 요디야드타이 감독 대행체제를 유지해 오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새로운 감독을 물색해 왔다. 이용수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윤정환 전 무앙통 유나이티드 감독, 황선홍 전 옌볜 푸더 감독 등 한국 감독들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니시노 감독이 최종 낙점됐다.

이에 따라 각종 대회에서 박 감독과 니시노 감독 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FAT에 따르면 니시노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2차 예선과 2019 필리핀 동남아시안 게임(SEA Games), 2020 AFC U-23 챔피언십에 나서게 된다. 베트남 A대표팀과 U-23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는 박 감독과 번번이 마주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동남아 축구 최강자로 군림하던 태국은 베트남의 박 감독 선임 이후 번번이 체면을 구겨 왔다. 태국 U-23대표팀은 지난달 열린 2019 킹스컵 준결승에서 베트남에 0대 1로 패했다. 태국은 안방에서 라이벌 베트남의 준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지난해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도 태국 A대표팀은 말레이시아에 밀리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반면 베트남은 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홈 앤 어웨이 승부를 합쳐 도합 3대 2로 격파하며 우승했다. 베트남은 이외에도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올해 AFC 아시안컵 8강에 오르며 박 감독 선임 효과를 톡톡히 봤다.

태국은 니시노 감독을 박 감독에 맞서 동남아 패권을 되찾아올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니시노 감독은 지난해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경질로 뒤늦게 일본 A대표팀을 맡아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일본 유소년 팀을 두루 맡았으며, J리그 감독으로 리그·일왕배·AFC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시킨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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