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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 9곳,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르다

입력 2019-07-08 04:05:01


‘한국의 서원’ 9곳이 6일 유네스코(UN ESCO·국제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1995년 종묘, 해인사 장경판 등이 등재된 이후 우리나라는 총 14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된 ‘한국의 서원’은 16∼17세기에 건립된 국내 9개 서원이다. 소수서원(경북 영주)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이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서원이자 사액서원이다. 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년)에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 13세기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도입한 이 지역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회재 이언적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서원에 도입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입학규정, 교육평가 내용과 관련된 고문서가 소장돼 있어 서원의 교육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산서원은 성리학의 체계화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 지어졌다. 1614년에는 이황의 제자였던 조목(1524~1606)도 함께 종향됐다. 강당이 비대칭으로 구성된 특징이 있으며 탁월한 자연 경관으로 인해 일대의 경관을 묘사한 다양한 작품들이 남아 있다. 병산서원의 전신은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으로 고려 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으며 1572년 서애 류성룡 선생이 이곳으로 옮겼다.병산서원 목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로 포함돼 있다.

남계서원은 조선 전기 사림파의 대표적 학자인 일두 정여창 선생 위패를 모시고 있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불에 탄 후 1603년 인근에 복원됐다가 1612년 옛터인 현재 위치에 중건했다. 무성서원은 태산지역 태수로 부임해 선정을 베푼 최치원 선생을 기리기 위해 '태산사(泰山祠)'라는 사당을 세운 데서 유래했다. 조선 숙종 22년에 ‘무성(武城)’이라고 사액 받은 뒤 서원으로 개편됐다.

필암서원은 성리학자 김인후 선생을 추모하고자 1590년 창건했다. 1597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됐으나 1624년 복원해 1672년 지금 위치로 옮겨 세웠다. 서원의 휴식공간인 확연루 현판은 우암 송시열이 썼다. 돈암서원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 김장생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서원 강당인 응도당이 있다. 도동서원은 한훤당(寒暄堂) 김굉필(1454∼1504)을 숭앙하기 위해 세워졌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은 동아시아에서 성리학이 가장 발달한 사회였던 조선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됐다“면서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었다는 점과 높은 건축적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또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도 충분한 요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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