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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와도 달라지지 않으면 장기전

입력 2019-07-22 04:05:01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습. 볼턴 보좌관은 23일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P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 및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부터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진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날 수 있는 계기도 내달 최소 두 차례 이상 예정돼 있어 극적인 합의점 마련 여부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여’ 의사를 이끌어낸 정부는 23일 이틀 일정으로 방한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서도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 보좌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물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때문에 일본의 보복 조치와 함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한·일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오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및 예고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 국가) 제외 조치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자세히 듣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청와대가 재검토를 언급한 지소미아 연장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볼턴 보좌관이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호르무즈 해협 경비연합체 구성과 북핵 문제만 논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아울러 그가 다녀가서도 한·일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직접 만나는 계기도 조만간 마련된다. 두 장관은 다음 달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여한다. 특히 ARF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참석하기 때문에 한·미·일 삼각 협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한·일 갈등에 접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ARF 때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 간 양자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할 때 남 대사의 말을 끊는 등 매우 강경한 태도를 취한 점에 비춰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다음 달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초청하는 형식으로 베이징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릴 전망이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한·일 간 양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3국 외교장관 회담은 2016년 8월 도쿄에서 열린 후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아 회담이 확정되면 3년 만이다.

최승욱 손재호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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