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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미국경제 침체 땐, 중국 압박 지속 못할 것”

입력 2019-08-26 04:10:02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내년 미국 대선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국무원 자문을 맡고 있는 스인훙 교수는 지난 20일 베이징 시내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선에 앞서 미국 경제가 침체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계속 압박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때는 미·중 무역협상이 잠시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미국의 요구사항은 중국 정부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7월 미국의 관세부과로 시작된 무역전쟁은 지금 최고조이고, 앞으로도 계속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무역전쟁을 둘러싼 전반적 여건이 바뀌고 있다. 독일 경제가 갑자기 추락하고, 중국의 7월 제조업 통계도 최악이다. 여기에 싱가포르와 한국, 브라질 경제도 악화되며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경제가 후퇴하면 미국만 독주하기는 매우 어렵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경제가 침체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길 희망은 없다.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중국에 대한 엄격한 요구도 포기할 수밖에 없어 무역전쟁이 잠시 끝날 수도 있다. 현재의 정세 변화는 중국에 유리하다. 중국은 반드시 견뎌나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2020년까지 미국이 뚜렷한 침체를 겪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비교적 높아 보인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눈에 띄게 쇠퇴하면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낮아진다. 미국의 많은 금융권 인사들과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현저하게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협상에서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인가.

“지난 5월 10일 협상 결렬후 류허 부총리가 공개적으로 분명하게 밝혔다. 중국은 기본협정 체결 후에도 미국이 관세를 상당 부분 유지하고, 약속 이행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중국은 단기간에 많은 법률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을 만들라는 요구와 6년간 1조2000억 달러어치 미국산을 수입하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 이는 중국 입장에서 가장 최소한의 요구이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만약 현재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중국이 입는 손실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최근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했는데, 입장 변화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들의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중국의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중국 정부는 무역 협상이 현저하게 진전되기 전까지는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요구는 중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 체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중국을 모욕하고, 중국을 쥐어짜고, 중국을 망가뜨리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절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이 홍콩 문제에 간섭한다고 하는데 증거가 있나.

“미국은 홍콩에 개입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등이 홍콩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게 간섭의 증거가 아니고 뭔가. 중국 정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홍콩에 대한 주권을 수호할 것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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