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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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림의 인사이드 아웃] 공백 커진 남북문화교류… 꾸준한 정보수집이 먼저

입력 2019-11-24 12:10:02
독일 베를린 멘델스존 하우스에서 지난 22일 북한의 클래식 음악을 통한 해외교류 현황을 짚어본 ‘남북문화예술교류 포럼’이 열렸다. 문화 행사차 평양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전 주한 독일문화원장 우베 슈멜터 박사, 소프라노 멜라니 디이너,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코르트 가르벤(왼쪽부터)이 패널로 참석했다. 필자 제공






지난해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은 10년 넘게 단절됐던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재개하는 청신호로 여겨졌다. 같은 해 4월 남북평화협력기원 남북 예술단 합동 공연이 평양에서 개최되면서 그 기대는 한층 높아졌다. 이 같은 장밋빛 분위기를 바탕으로 정부는 올해 남북 민간 교류 사업을 위한 지원금 예산을 가득 편성한 바 있다. 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북·미관계를 비롯한 복잡다단한 국제정세는 여전히 남북 민간교류의 장애물로 남아서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독일 베를린의 멘델스존 하우스에서 개최된 ‘남북문화예술교류 포럼’은 직접적인 남북 민간 교류가 요원한 상황에서 제3국을 통해 북한의 현 상황을 이해하고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필자가 발표자로 참가한 이번 포럼은 북한의 서양음악계 현황을 주제로 한 것으로, 그동안 대중음악이나 민족음악에 편중됐던 북한 음악에 대한 관심에 또 하나의 색다른 시각을 제공했다.

특히 지난 2018년 평양에서 개최된 평양국제성악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독일 성악가 멜라니 디이너(소프라노)와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코르트 가르벤이 패널로 참석해 북한 서양음악계의 가장 최근 동향을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점검할 수 있었다. 디이너는 성악가 입장에서 느낀 북한 가극 창법과 서양 음악 발성의 차이를, 가르벤은 콩쿠르 반주를 맡은 북조선국립교향악단의 최근 연주 경향과 관현악적 해석의 특징을 각각 소개했다.

평양국제성악콩쿠르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정상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이 개최하는 수많은 국제 행사 중 하나였다. 이런 행사들을 계기로 독일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북한을 방문하며 그들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치를 축적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우리는 이런 기회로부터 소외돼 있다. 김정은의 집권은 북한 문화 전반에 커다란 변화와 혁신을 가져왔지만 그에 대한 우리의 정보 및 지식은 2007년 민간 교류가 단절된 이래 그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까다로운 상대다. 단절로 인한 공백을 채우고 실제 교류가 가능해졌을 때를 대비하고 싶다면 제3국을 통해서라도 꾸준히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전 주한 독일문화원장 우베 슈멜터 박사는 이날 포럼에서 충고했다. 그는 2004년 평양에 독일문화원 정보센터를 개원한 북한통이기도 하다. 교류와 화해는 차치하더라도, 유일하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상대를 현실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안보를 위해서도 절실한 일이긴 하다.

<음악 칼럼니스트·숙명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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