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3세대 G80가 전작보다 월등히 향상된 주행 성능과 디자인을 더해 돌아왔다. 이제는 동급 수입차들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G80가 고급차 시장을 ‘찢었다’고 표현해도 될까.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도 용인시 일대를 오가는 약 80㎞ 구간을 G80와 함께 했다. 출시 전부터 국내외 평가가 워낙 좋아 궁금증을 자아내던 참이었다.
실제 만난 G80는 럭셔리 대형 세단이라는 이름 아래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얼굴을 가진 차였다. 기본적으로 중후한 느낌의 고급 이미지를 추구하지만 3세대 모델은 경제력만 뒷받침된다면 좀 더 젊은 연령대의 운전자가 욕심낼 법도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디자인은 기존의 우아함에 패스트백 스타일을 가미해 세련미를 더했다. 전면부는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인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로 웅장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측면부는 역동적인 스포츠카의 느낌을 잘 살렸다.
내부 공간은 ‘여백의 미’를 추구한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 천연가죽 소재를 입히고 원목의 색상과 질감을 그대로 살려 조화를 이뤘다. 센터페시아는 직관적인 디자인을 통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승 모델은 가솔린 3.5 터보 모델이었다. 일반 주행모드에선 차량 외관 이미지와 비슷한 느낌을 줬다. 가속페달과 스티어링 휠을 통해 대형세단 특유의 묵직함이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는 54㎏f·m의 힘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속도를 붙여갔다.
고속도로 진입 후 스포츠모드로 바꾸자 경쾌한 배기음과 함께 치고 나가는 느낌이 왔다. 완전히 다른 차였다. 어지간한 차에서 느낄 수 없었던 운전의 묘미를 선사했다. 실제 3세대 모델은 전작보다 공차중량을 125㎏ 줄여 민첩함을 더했다.
시속 100㎞ 이상의 고속주행에도 정숙함을 유지했다. 속도가 붙어도 창문이나 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소음이 거의 없어 실내는 고요했다. 과속 방지턱을 흔들림 없이 넘는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노면 정보를 미리 인식하고 차량 상하 우직임과 충격을 미리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덕분이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