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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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실한 기독인이라면 낙태 찬성할 수 없다”

입력 2021-01-18 03:10:01
앨버트 모흘러 미국 남침례교신학대 총장이 최근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당신이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면 단언컨대 낙태 찬성론자(프로 초이스)일 수 없습니다.”

앨버트 모흘러 미국 남침례교신학대 총장이 최근 팟캐스트 방송에서 조지아주 첫 흑인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라파엘 워녹 애틀랜타 에벤에셀침례교회 목사의 발언을 지적하며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워녹 목사는 지난달 팔로워 50만명이 넘는 자신의 SNS 계정에 ‘난 낙태를 찬성하는 목회자’라는 글을 올리고 성경을 이용해 낙태를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모흘러 목사는 “종교인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힐 순 있지만 적어도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면 그럴 수 없다”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비롯한 모든 삶의 존엄성과 신성함을 지키는 게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약 성경이 낙태권을 지지한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은 잘못”이라면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태어난 사람보다 덜 신성하다고 인식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기 기독교 문헌인 디다케를 인용하며 “기독교는 처음부터 낙태에 반대해왔다”고 주장했다. 디다케는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삶의 규범으로 ‘두 길’(생명의 길, 사망의 길)을 소개하고 있다. 두 길 중 생명의 길을 명시한 제2장 2항에서 ‘낙태로 아이를 죽이지 말라. 유아를 살해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모흘러 목사는 “과거 로마 제국에서 낙태와 유아살해 모두 흔한 일이었지만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태어나거나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죽이는 건 금지된 일이었으며, 디다케는 ‘생명의 길’이 생명의 신성함을 존중하는 것임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레멘트, 테르툴리안 등 낙태에 반대했던 초기 기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언급하며 낙태의 죄성을 지적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부유한 계층이 성적 문란으로 인한 부도덕성을 은폐하기 위해 독극물로 태아를 죽이는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낙태가 인간의 감정까지 죽이는 죄라고 꼬집었습니다. 테르툴리안은 인간에겐 태아의 생명을 파괴할 어떤 권리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출산을 방해하는 것은 살인과 같다고 역설했습니다.”

모흘러 목사는 “이 시대 기독교인은 1973년 대법원이 낙태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뒤 미국교회가 친생명적 목소리로 결집됐던 것을 알아야 한다”며 “태아가 신의 창조물이라는 점, 낙태는 살인이라는 점, 하나님의 심판은 죄를 범한 이들을 향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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