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인교회들이 아시아계 혐오범죄 근절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 한국교회에도 아시아계 혐오범죄가 흑인과 아시아인의 갈등이 아닌 인종차별의 문제로 보고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장로교 한인교회전국총회(NCKPC)는 최근 총회 소속 교회에 각 지방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회원교회가 각 주의 주지사와 상 하원 의원, 지역 시장들에게 발송해 달라며 ‘아시안 혐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서신’을 첨부했다.
NCKPC 최병호 총회장(애틀랜타 베다니장로교회·사진)은 7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아시안 혐오범죄를 막으려면 미국의 연방법과 주법을 바꿔야 하고 지역 시장은 안전을 위한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서신 발송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교회가 복음으로 사람들을 변화시켜 사회의 빛과 소금의 직분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CKPC는 서신을 통해 증오범죄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고 범죄자 처벌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시아계 혐오범죄를 흑인과 아시아인의 갈등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도 담았다. 최 총회장은 “인종차별의 모든 형태와 표현을 비판한다”며 “흑인들도 인종차별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인종차별, 혐오범죄를 근절하려면 아시아인과 흑인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CKPC는 또 지역 행정당국에 아시아인이 밀집한 지역은 치안을 강화해 줄 것도 요청했다.
NCKPC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각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폭력 피해 우려 때문에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 연쇄 총격 사건이 벌어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인 상점들은 안전을 위해 보안인력 등을 고용하고 있다.
NCKPC는 서신 발송과 함께 다른 단체들과의 연합에도 나섰다. NCKPC는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혐오범죄를 막기 위한 시민연합체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고, 뉴욕의 불법체류자 보호를 위한 교회 운동단체와도 연합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아시아계 단체들과의 연대도 추진 중이다.
NCKPC는 또 아시아계 혐오범죄를 계기로 한국교회도 한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회개하는 운동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1972년 조직된 NCKPC는 미국장로교회 소속 한인교회들로 구성돼 있다. 회원교회 수는 350개, 교인 숫자는 약 5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