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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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벚꽃 엔딩

입력 2021-04-30 19:45:01


얼마 전 분주한 사역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저녁에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걸었습니다. 조용한 가로등 불 아래서 벚꽃은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잎사귀는 하늘하늘 춤추며 내려왔습니다. 쳐다보는 것만으로 참 행복했습니다. 벚꽃은 아주 잠깐 피었다 사라집니다. 그 짧은 시간 아름답게 피어나 봄이 왔음을 모든 이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남은 한 해를 침묵하며 기다립니다.

사람들은 인생 사계절이 다 화려하게 꽃피우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축복의 열매를 맺지 못하면 믿음이 약해지고 하나님께 원망, 불평할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직면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계절을 분별할 지혜를 얻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내하며 기다리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가수의 노래처럼 축복의 봄날, 주님과 함께 걷는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버스커 버스커 ‘벚꽃 엔딩’ 중에서)

전담양 목사(고양 임마누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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