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개천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만나는 거위 한 마리가 있습니다. 덩치가 꽤 큰 그 거위는 늘 같은 자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거위는 야생 기러기를 길들여 집에서 기르게 된 오릿과의 물새로 헤엄은 잘 치지만 날지는 못합니다.
거위는 알도 많이 낳고 밤눈이 밝고 낯선 사람이 오면 마구 짖어대 개 대신 기르기도 한답니다. 어느 날, 문득 저는 왠지 슬픈 눈으로 아무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울지도 않고 그저 멍하니 있는 거위의 모습을 보며 요사이 힘들어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의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마음껏 날지 못하는 새는 얼마나 답답할까요. 본질을 잃고 살아가는 삶도 이와 같습니다.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며 그들이 누리는 자유를 우리도 누리게 되길 소원합니다. 특별히 우리 자녀들이 거위같이 자라기보다 날 수 있는 새로 자라나기를 기도합니다.
변성우 목사(여의도순복음시흥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