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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박종석 (18) 번아웃 후 성경 완독…“성경은 인간에게 보낸 러브레터”

입력 2021-06-03 03:05:03
박종석 엔젤식스 대표는 2020년부터 경기도 수원 원천안디옥교회의 교육프로그램인 요한복음반에서 강의하고 있다. 강의 첫날엔 자신의 번아웃 경험을 간증하며 하나님에 대한 무조건적 감사로 마무리한다. 사진은 첫 강의의 슬라이드 마지막 부분.


요한복음에는 성경 말씀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혀진 구절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요한복음 3장 16절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돋보이는 말씀이다.

나는 번아웃 후 처음으로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성경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보낸 러브레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님은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자유 의지를 주셨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고스란히 지신다는 그런 사랑의 스토리 말이다. 구약의 하나님은 자유를 남용해 죄의 길을 걷는 인간을 달래기도, 혼내기도 하면서 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하셨다. 선지자를 통해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셨다. 그래도 안 되니 인간의 몸으로 직접 오셨다. 예수님이다. 하나님이 쓸 수 있는 최후의 카드라는 느낌이다. 그런데 여전히 인간들은 마음대로다. 더 이상의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다. 하나님 당신이 직접 나서도 안 되니 심판밖에 더 있을까. 그 말씀이 바로 뒤 18절에 있다.

“하나님의 독생자의 이름을 믿지 아니하므로 벌써 심판을 받은 것이니라.”

인간들은 예수님 오신 이유를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했다. 사랑, 영생 같은 좋은 말만 좋아하니 16, 17절까지만 좋아했다. 18절은 애써 외면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심판이라는 경고의 말씀을 분명히 건넸다. 구원의 조건도 명확히 알려주셨다. 로마서 10장 9절 말씀처럼 입으로 시인하고 마음으로 믿는 것이다. 어쩌면 마음으로 믿는 게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최고경영자인 내 영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하위인 마음을 움직이면 쉽게 마음으로 믿고 입술로 시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번아웃 전까지 마음으로 믿는 게 힘들었다. 다행히 번아웃 때 십자가를 통해 성령님의 위로를 경험했고 말씀을 순종과 행함으로 실천하면서 마음으로 믿음이 굳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가끔 교회를 오래 다녔는데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을 포위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위로는 영으로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고 아래로는 생각을 동원해 말씀 읽기, 찬송, 묵상 등 성경에서 알려주신 믿음 강화법을 순종하며 실행해야 한다. 영의 세계를 하나님께 맡기는 동시에 내 생각으로 내가 할 일을 해야 한다. 우리 며느리가 바로 생각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사례다.

결혼 전 며느리는 어려울 때 감사거리 100개를 일기장에 적고 하나님이 주신 복을 세어 봤다고 한다. 시시콜콜한 감사거리도 있었지만 백 번째 맨 마지막 감사로 적은 게 “하나님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한다. 내 기도에 응답하셔서, 복을 많이 주셔서 드리는 조건적 감사가 아닌 하나님 존재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 감사라고 했다.

요한복음 강의 첫날 나는 번아웃 경험을 요약해 간증한다. 공교롭게 간증 슬라이드의 맨 마지막이 “하나님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이다. 번아웃 경험을 거치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니 감사에 대한 이유나 조건이 없었다. 우연이 아닌 필연의 일치. 우리 며느리는 하나님이 중매해 주셨음을 믿는다.

정리=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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