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을 거드는 최고의 악기로 첫손에 꼽힐 만한 게 오르간일 것이다. 예배당을 가득 채우는 오르간 소리에 찬송이 포개지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도 얼마간 숙연함을 느끼게 된다.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만난 이 학교 평생교육원 이웅희(54) 교수는 오르간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르간은 다채로운 색깔을 띤 악기입니다. 스톱(파이프에 공기를 불어넣는 장치)이나 페달을 활용해 다이내믹한 소리의 변화를 만들어내거든요. 무엇보다 웅장한 소리를 낸다는 점 덕분에 많은 이들이 오르간에 매료되는 거겠죠.”
이 교수를 만난 것은 그가 감신대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강좌 ‘오르간 클래스’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오르간 클래스는 2018년 가을에 시작됐는데 처음엔 반응이 시원찮았다. 첫 학기 수강생이 1명밖에 없었다. 다음 학기도, 그다음 학기도 수강생은 각각 1명이었다.
“학교에서 그러더군요. 참가자가 1명밖에 없는데 수업을 하실 거냐고요. 하지만 저는 계속 이 강좌를 진행하고 싶었어요. 오르간 수업이 존속하고 있으면 언젠가 오르간을 배우고 싶은 크리스천들이 많이 수업에 참석할 거라고 믿었거든요. 수강생이 매번 1명밖에 없었지만, 오르간을 배우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오르간 클래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열리지 못하다가 올해 2월 재개됐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수강 신청을 한 인원이 4명이나 됐다. 지난 5월 첫 학기가 끝나고, 한 달 뒤 2학기를 시작했는데 수강생은 더 늘었다. 현재 오르간 클래스 참가자는 11명이다.
수강생들은 매주 토요일 감신대 오르간실에 모여 수업을 듣는다. 이 교수는 “강원도 춘천이나 경기도 안산에서 오시는 분도 있다”며 “수강생이 늘면서 과거보다 학생들을 더 섬세하게 지도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수강생 중에는 교회 반주자가 많은데, 이들이 수업을 통해 오르간 반주에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오르간 클래스 3학기를 모두 수료한 수강생들은 오는 12월 성탄절을 즈음해 연주회를 갖는다. 장소는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감신대 웨슬리채플 대강당. 감신대 평생교육원 원장인 박은영 교수는 “오르간 클래스가 교회 오르간 반주자를 양성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졸업생 연주회에는 수강생 가족과 지역 주민들도 초청할 계획”이라며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