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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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유동부 (8) ‘예수 부활’이 유일한 증거? 이유 궁금해 미칠 것 같아

입력 2021-07-29 03:10:02
유동부(왼쪽) 대표가 지난해 10월 그의 영적 스승인 김성로 춘천한마음교회 목사님과 함께 찍은 사진.


2001년 경기도 성남에서 우유 대리점 사업을 할 때다. 내가 부활의 증인이 된 잊을 수 없는 해다.

그해 나는 춘천한마음교회 청년,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수련회에 참석했다. 수련회 주제 말씀은 요한복음 2장 22절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이 말씀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었더라”였다.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라는 수련회 주제는 우리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목사님은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부활 사건이고, 부활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된 것이고, 또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고린도전서 15:14, 17)”이라고 하셨다. 당시 나는 이런 말씀이 성경에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십자가 사랑이 기독교의 처음이고 전부며, 오직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빚진 자’의 신앙으로 가득 찼던 나는 이 말씀이 처음 선포됐을 때 혼란스러웠다. 이후로도 이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선포되자, 혼란스러움을 넘어 분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예수님 이름으로 겪은 수많은 능력과 기적, 은혜만으로도 하나님과 천국 지옥을 믿는데 부족함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부활만이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유일한 증거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생명보다 귀한 십자가 사랑의 신앙을 조금이라도 부활에 내어 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교회를 떠날 수도 없었고, 수많은 증거 중 하나인 부활이 갑자기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유일무이한 증거라고 해야 할 이유도 찾을 수 없어 정말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잠을 잘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의 시간이 열흘째 될 즈음이었을까. 수련회 주제 말씀이었던 요한복음 2장 22절과 함께 선포된 사도행전 17장 31절 “이는 정하신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를 공의로 심판할 날을 작정하시고 이에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음이니라 하니라”란 말씀은 새롭고도 강렬하게 내 마음속에 꽂혔다.

특히 사도행전의 ‘모든 사람’이란 단어가 내 마음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개신교인뿐만 아니라 불교, 이슬람, 힌두교, 무신론자들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증거가 있다면 성경 말고 다른 책에도 그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내가 믿는 기독교가 절대 진리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 사건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일단 성경이 아닌 다른 책에서 그 증거를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근처의 한 중고 서점에서 고등학교 세계사와 중학교 사회과 부도를 보게 됐다. 책을 본 나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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