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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정치인은 파송된 선교사… 주님이 찾는 사람 되는 게 소망”

입력 2022-02-03 19:03:55






3선 국회의원 출신 이혜훈 권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독 정치인은 국회에 파송된 선교사이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실지 말지 결정하실 때 당신 뜻대로 행하는 의인 열 사람을 찾으셨다”며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그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이 권사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꿈꾸고 있다.

많은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더 깊이 알아가고 있다는 이 권사는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내가 주의 율례를 배움이라’는 성경 말씀을 더 깊이 새기게 된다”며 “나의 나된 것은 나의 능력이나 노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면서 본인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본인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놓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으로 받은 사역의 기회가 오직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망각하기도 했다. 스스로 머리가 되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자기 고집대로 행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착각하기도 했음을 회개하고, 오직 머리 되신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손과 발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인생을 돌아보면 감사한 일뿐이라는 그에게 가장 감사한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남편, 아들 셋, 서초갑”이라고 즉각 답했다. 하나님께서 오직 강권적 은혜로 주신 축복들이라고 했다. 특히 의정활동 중에 감사했던 일을 묻자 “이슬람채권법(스쿠크법)과 차별금지법을 막아냈던 일, 종교인 과세 유예를 얻어냈던 일, 하나하나 감사하지 않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애창하는 찬송을 묻자 찬송가 320장(통일 350장) “언제든지 주 뜻대로 사용하여 주소서”를 여러 번 반복해 부른다고 했다. 다음은 이 권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한국교회와 성도에게 위로와 격려, 희망의 말을 해 달라.

“예배를 금하는 조치는 부당하고 납득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교회는 핍박을 받을수록 성장해 왔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발각되면 사잣밥으로 던져지던 초대교회 시절, 불과 200년 만에 교회는 800배 성장했다. 예배당이라는 공간이나 인간관계에 쏠려 있던 예배의 거품을 걷어내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연합이라는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면 영적 부흥을 이룰 수 있다.”

-코로나시대 한국교회가 회복되고 부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꼭 필요한 것은 지키고 되살리되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 우리 스스로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외부적 힘에 의해 버리게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고 그동안 본질을 가렸던 부차적인 문제들을 걷어버려야 한다. 주일날에만 출석하는 선데이 크리스천(Sunday Christian)이 아니라 평일에도 크리스천(Everyday Christian)이 돼야 한다.”

-이 권사의 신앙 성장 이야기를 듣고 싶다.

“모태 신앙인이다.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고 외증조할머니께서 제가 자란 고향교회 창립 멤버였다. 주일성수는 물론 철야기도, 산기도, 기도원은 기본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파에서 성장해 혹독한 신앙훈련을 받았다. 지난해 권사 직분을 받았다. 평생을 하나님 뜻대로 살려고 애쓰고 있지만, 아직도 실족하는 일이 많다.

-신앙관이 변했다고 들었다.

“어릴 때 원하는 대학에 보내 달라는 기도에 응답받은 이후 나의 필요를 하나님께 조르는 기도에 점점 치중하면서 신앙의 균형을 잃었었다. 하지만 결혼 문제로 오래 고난을 겪으면서 하나님의 필요를 듣기 위해 잠잠한 중에 기다리는 단련을 받게 됐다. 아직도 나의 필요가 불쑥불쑥 앞서기도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는지 하나님의 필요를 듣기 위해 늘 엎드린다.”

-정치인으로서 기독교 색채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데.

“사실 쉽지 않다. 위협이나 공격도 많다. 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이슬람채권법안, 종교인 과세법안 등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체험했기 때문에 이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적극적인데.

“동성애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거론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은 이미 동성애 허용국가다. 동성애를 금지하지 않는데 동성애에 대한 의학적 과학적 근거 있는 비판을 금지한다면 오히려 비동성애자에 대한 역차별이다. 차별금지법이란 이름과 달리 사실은 비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차별법이고 동성애를 조장, 확산하는 법이다.”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들었다.

“의학적 과학적 근거 없이 주먹구구식이다. 예를 들면, 식당은 자리를 띄어 앉기만 하면 허용하면서, 교회는 띄어 앉아도 안 된다며 아예 예배를 폐쇄하기도 했다. 과학방역이 아니라 정치방역이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국민의 50%는 여성이다. 그런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여성이 20%가 안 된다. 숫자도 모자라지만 힘은 더 약하다. 중진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주요 의사결정에 남성만큼 여성의 의견도 반영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통이다.

“경제는 시장경제를 주축으로 하되 시장이 실패하는 영역(취약계층 지원 등)을 정부가 보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려다 참사를 불렀다. 대표적 사례가 부동산 실패다. 공급을 늘려야 가격이 내린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무시하고 거꾸로 공급을 차단해 화를 불렀다.”

-정치인이 되고 싶은 후배에게 조언을 한다면.

“정치 혐오, 정치인 비하가 멋있는 사람의 표징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정치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정치는 내 삶을 제한하는 각종 법률, 세금, 제도를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가 잘못 가고 있다면, 외면하는게 답이 아니라 뛰어들어 바꾸는 것이 답이다. 세상을 바꾸는 정치의 중심에 서 달라.”

-앞으로 계획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지난 인생을 통해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서초갑 보궐선거를 두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있다.”

이혜훈 전 의원은
1964년생, 제17·18·20대 국회의원(3선, 서울 서초갑)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위원, 영국 레스터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유엔 정책자문위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거쳐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바른정당 대표, 새누리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장, 국회 4차산업특위위원장 등을 지냈고 부동산과 세금에 특화된 많은 국회직을 맡았다. 현재 전·현직 여성 국회의원 모임인 '한국여성의정'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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