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만약 이번 논란에 침묵한다면 교회는 교회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며 기독교가 무속과 다를 게 없음을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이정배(
사진)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2일 대선 과정에서의 무속 논란과 관련, “한국교회는 이번 기회에 기독교 스탠스가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도 선거철이면 무속 논란이 자주 불거졌지만, 이번 사안은 그 수준이 다르다는 게 이 전 교수의 주장이었다. 그는 “과거의 그 어떤 사례와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안팎을 흔드는 무속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신학자 중 한 명이다. ‘무속정치·비선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무속정치를 규탄하는 선언문을 내놓았는데, 당시 이 문건을 발표한 이도 이 전 교수였다. 그는 당시 선언문을 통해 “정치권에서는 무속 정치에 대한 비판을 일종의 ‘네거티브’로 보고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기독교적 시각에서 볼 때 이는 피로 세운 나라에 대한 반역이자 기독교 복음에 대한 배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교수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정치적 편향에 대해서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한국교회 지도자라면 무속이 그간 한국 역사에 어떤 폐해를 남겼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무속정치에 분명한 선을 긋는 ‘단절 선언’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