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점으로 3년 뒤쯤이면 전 세계 종교 인구는 2억4000만명 증가하는 반면 무신론자는 300만명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됐다. 또 아프리카와 남미 등 남반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인(가톨릭 제외)은 5300만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서구에서 비서구권으로 기독교의 물결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6일 미국 고든콘웰대 세계기독교연구센터의 ‘2022년 세계 기독교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신을 믿는다’는 종교 인구는 현재 70억 5700만명으로 2000년 이후 32.1% 늘었다. 아울러 오는 2025년엔 72억 9500만명, 2050년엔 88억 8500만명으로 각각 3.4%, 25.9%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톨릭을 뺀 기독교 인구는 현재 13억400만명으로 2000년 이후 40% 증가율을 보였다. 2025년에는 13억5600만명, 2050년에는 18억16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기독교파 가운데 오순절(은사주의 계열 포함) 교단의 성장세가 비약적이다. 현재 기독교 인구의 절반(6억6700만명) 정도 차지하는데, 2050년에는 전체 기독교인 4명 가운데 3명에 달하는 10억3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독교인의 증가세는 서구권 중심의 북반구에서 비서구권인 남반구로 옮겨지는 기독교 성장 추세와 무관치 않다. 지난 20여년간 남반구 기독교인 증가율은 47.6%를 기록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82.2%였다. 반면 같은 기간 북반구의 기독교인 증가율은 2.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북반구의 기독교 교세가 급속도로 저물고 있는 반면 아프리카와 남미, 동아시아로 옮겨진 남반구 기독교는 오순절 교단을 중심으로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독교인을 비롯한 종교인은 계속 늘어나는데 비종교인(무신론자 포함)은 향후 하향 추세를 보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종교인이 늘어나는 경향과 반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론자의 경우 2000년 1억4200만명에서 현재 1억4700만명으로 3.5% 늘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2025년 1억4400만명, 2050년 1억4300만명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무신론자의 감소 전망 역시 남반구 기독교인의 급증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종교에 의지하려는 영향이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들어 신의 존재는 믿되 기성 공동체보다는 영성에만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종교성의 변화 차원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다”면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한 세밀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