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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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빠름보다 바름

입력 2022-07-25 03:10:01


사막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경주를 랠리라고 합니다. 랠리에는 두 명의 선수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은 빨리 달리는 속도를 담당하고, 다른 사람은 가야 할 방향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책임을 집니다. 후자의 역할을 페이스노트(pace note)라고 합니다.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한들 방향이 잘못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보았던 간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태권도장 앞에 걸린 플래카드입니다. “우리는 빨리 가르치지 않고 바르게 가르칩니다.” 여태껏 우리는 속도에 너무 치중해 왔습니다. ‘방향이 바른지’보다 ‘더 빨리’가 중요한 가치였습니다. 방향 없이 빨리 달리는 길은 멋진 승자의 길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길입니다. 혼란의 시기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시하는 랠리의 페이스노트이며, 빠름보다 바름을 추구하는 태권도장의 당당함입니다.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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