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시절 어느 시험 시간, 교수님은 너희 자신이 감독이라며 나가셨습니다. 곧바로 한 친구가 이름만 쓴 답안지를 내고 나갔지요. 공부를 못해서 남의 답안을 보려 했는데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지는 흐릿하지만, 그 교수님의 믿음만은 평생 잊지 못합니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마 16:18, 새번역) 베드로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실 그는 그리 믿을 만한 인물이 못됩니다. 그는 예수님께 사탄이라고 책망받았고, 예수님이 체포되자 세 번이나 부인했지요. 그는 평범하고 연약한 인간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믿어주셨습니다. 그를 반석이라 불러주시고 그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기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엄청난 믿음입니까. 믿을 수 없는 우리를 끝까지 믿어주시는 믿음입니다. 믿음 없는 세상에 마침내 참믿음을 창조해내고야 마는 믿음입니다. 믿음은 믿음에서 납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반석이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