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예언자 발람이 나귀를 타고 길을 갑니다. 그런데 나귀가 길을 벗어나 밭으로 들어갑니다. 나귀를 때렸더니 담에 바싹 붙어서 발람의 다리를 벽에 문지릅니다. 채찍으로 치니까 그냥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맙니다. 부아가 치민 발람은 지팡이로 나귀를 두들겨 팼습니다. 그때 입이 열린 나귀가 왜 때리느냐고, 지금까지 이런 적이 있었느냐고 말했습니다. 지금 뭔가 이상합니다. 그제야 눈이 열린 발람이 앞을 보니, 서슬 퍼런 칼을 든 하나님의 천사가 있었습니다.(민 22:21~35)
발람은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지녔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는 한낱 나귀도 보는 코앞의 위험을 보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무엇이 그의 눈을 가로막았을까요. 탐욕입니다. 발람은 하나님이 아니라 복채를 따르려 했습니다. 탐욕은 죄를 낳고 죄는 죽음을 낳는다 했지요. 탐욕은 생명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죽음도 보지 못하게 하지요. 탐욕에 눈멀면 나귀가 보는 것도 보지 못하고, 온 세상이 다 아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뭔가 이상하면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잘 안 보이면 나귀에게 물어봐야겠지요.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