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식물인 조개나물은 놀라운 꽃입니다. 두 가지가 그렇습니다.
첫 번째는 이름이 꽃이 아니고 나물이라는 점입니다. 이유는 분명히 모르겠으나 아마도 꽃이 달린 원줄기와 잎이 고혈압과 감기 등의 약재로 쓰이고 이뇨제로도 사용되기 때문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꽃의 아름다움보다는 이 나물이 주는 유용성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부른 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 나물이 갖고 있는 보슬보슬한 털입니다. 이것은 이 나물의 자기결정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꽃에 접근하는 벌레와 곤충에 대해 일부에만 접근을 허용합니다. 무엇보다 꿀벌에게 자기를 허용하는 독점성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훌륭한 꿀을 선물 받을 수 있습니다.
조개나물은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유익하고, 동시에 자기결정을 통해 귀한 선물도 줍니다.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하다면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존엄합니다. 조개나물의 꽃말이 ‘존엄’과 ‘순수’라고 합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이름이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