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도 승무원도, 그리고 비행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는 이륙할 수 없었습니다. 조종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조종사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안내방송은 그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인지 여러 추측을 자아냈습니다. 결국 비행기는 백수십명의 시간과 복잡한 사정들을 삼킨 채 3시간 늦게 이륙했습니다. 지친 몸을 비행기에 싣고 리더의 시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2009년 1월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막 출발한 비행기가 꺼진 엔진 문제로 어딘가에 위험한 불시착을 해야 했습니다. 체슬리 설렌버거라는 조종사는 비행기를 동체로 허드슨강에 착륙시켰습니다. 담대한 결정과 섬세한 기술을 보인 리더십이었습니다. 그는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안전하게 내린 뒤 마지막까지 비행기 안을 두 번이나 둘러보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사건을 ‘허드슨강의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그 놀라운 기적은 리더의 시간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보여주었습니다. 리더의 시간은 결코 그가 섬기는 공동체와 같을 수 없습니다. 리더의 시간은 ‘가장 먼저, 가장 늦게’가 맞습니다. 가장 먼저라는 부지런함과 가장 늦게라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리더의 시간은 반드시 그 공동체에 행복과 안전, 발전과 기적을 선물하게 될 것입니다.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