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큰 딸아이에게 어디를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새 돈으로 바꾸러 간다고 했습니다. “신권으로 뭘 하려고?” 예배 때 헌금으로 드리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물을 드리기 위해 먼저 준비하는 아이를 보니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신권 30만원이 있었습니다. 전 ‘이 돈으로 뭘 하지?’라고 생각하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어머니가 다니시는 시골 교회에 꽃꽂이 예물로 드렸습니다.
목회사역을 하면서 첫 사례비를 받던 날이 생각났습니다. 저도 신권으로 바꿔서 받은 사례비를 주님께 드렸습니다. “앞으로 주님께 온전히 드릴 기회가 적을 것 같습니다. 먼저 온전히 주님께 드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같이 드렸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성경을 읽고, 매주 예물에 신경을 쓰면서 사는 큰아이를 볼 때마다 감동이 있었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한 ‘신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 삶 속에서 아름다운 자신만의 신권을 드리는 삶이 됐으면 합니다.
지성호 목사(서울이태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