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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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제거하는 대신 들어 올리시는 하나님

입력 2022-09-21 03:10:01


‘예수님은 생명의 참 포도나무/ 아버지는 포도원 농부시니….’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서 배운 찬송입니다. 그런데 이 곡의 가사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가지들이 열매를 맺지 않으면 아낌없이 찍어서 던지시리라.’ 사랑의 하나님이신데, 열매 한 번 못 맺었다고 찍어서 던지시다니요. 성경에는 ‘제거해 버리시고’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번역일까요.

여기에 사용된 헬라어는 ‘아이로’인데, 사전엔 ‘제거하다’ 또는 ‘들어 올리다’ ‘짊어지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만약 ‘들어 올리다’로 번역하면 어떻게 될까요. 포도나무는 일반 나무와 달리 넝쿨처럼 주변으로 뻗어 나가는 성질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농부가 할 일은 지지대를 세워 줄기가 뻗어 나갈 길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지대가 없다면 포도는 자연스레 땅바닥을 기게 되고, 열매를 맺기는커녕 썩거나 말라버릴 것입니다. 그럴 때 농부가 줄기를 ‘들어 올려’ 준다면 이것은 새로운 기회가 되겠죠. 사랑의 하나님은 열매 맺지 못하는 가지를 ‘제거하기’보다는 ‘들어 올려’ 살리시고 결실의 기회를 다시 주시는 분일 것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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