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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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영국 여왕 장례식 단상

입력 2022-09-28 03:05:01


지난주 온 세상의 관심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에 쏠렸습니다. 1952년에 즉위해 무려 70년 동안 여왕의 지위에 있었으니 영국도 거의 70년 만에 치르는 왕의 장례식이었습니다. 세계 대다수 사람도 일생에 처음 보는 여왕의 장례식이었을 겁니다.

장례를 집례하는 목사 입장에서 기독교 전통이 강한 영국의 국가 장례는 어떤 예전을 따를지 궁금했는데 좋은 배움의 시간이 됐습니다. 행진과 운구는 군대, 예배당에서 진행되는 장례 예식은 성직자들이 주관하더군요. 운구할 땐 군인들이 어깨에 메고 이동했고 거리에선 수레나 내부가 훤히 보이는 운구 차량을 이용했습니다. 장례 예식은 예배당 두 곳에서 진행됐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예배당에서는 천국환송예배·발인예배, 세인트조지 예배당에서는 하관예배를 드렸습니다. 관악대와 파이프오르간, 백파이프, 찬양대 그리고 청중의 찬양이 심금을 울렸습니다. 하관예배는 여왕의 관 위에 놓인 칼 십자가 왕관을 제단으로 옮긴 후 목사가 기도하는 동안 관이 예배당 지하로 사라지면서 마무리됐습니다. 우리도 왕 같은 제사장으로 보냄받은 존재인데, 좀 더 풍성한 장례 예식이면 좋지 않을까요.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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