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도사가 밤새 기도실에서 지낸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리 오래 기도할 수 있습니까. 저는 하나님의 영광과 뜻이 이루어지기를 빌고, 지난 잘못을 낱낱이 고하며 회개하고, 가족과 동료들을 기억하며 중보기도하고, 교회와 나라와 온 세상의 평안을 구했는데도, 두 시간이 채 안 됐습니다.” 스승이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기도란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대화는 무엇보다 듣는 것입니다. 기도는 먼저 하나님의 뜻을 듣는 대화입니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막 14:36, 새번역)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드린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참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그야말로 음식을 드실 겨를이 없으셨지요. 그러나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산에 올라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가리켜서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 오르셔서, 땀이 핏방울같이 땅에 떨어지도록(눅 22:44)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셨습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