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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 통제 대응 나선 중국… 반도체 기업 소집 비상 회의

입력 2022-10-21 04:10:0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첨단 반도체 및 관련 장비의 대중 수출 금지 조치에 맞서 자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을 소집해 비상 회의를 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 자리에서 수출 통제에 따른 피해를 추산하고 중요 부문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 3연임을 공식화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핵심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맞물려 미·중 간 반도체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지난주 양츠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슈퍼컴퓨터 제조사 도닝인포메이션인더스트리 등 첨단기술 업체 경영진을 불러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중국 당국자들은 미국의 조치로 타격을 입게 될 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요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업체 관계자들은 미 정부 규제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총체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미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술 및 부품을 이용하는 첨단 반도체와 관련 장비의 대중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시 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중국을 겨냥한 고강도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미 상무부는 이미 2020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시작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 등 270여개 중국 기업을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려 미국산 반도체 장비와 기술 수출을 통제해왔다.

‘반도체 굴기’를 노리던 중국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직접회로(IC·반도체칩) 생산량은 247억개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줄었다. 미국의 견제에 더해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경기 침체, 그에 따른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 주석이 지난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중요한 핵심기술에 관한 적진 공격 전투에서 결연히 승리하겠다”고 강조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중국 당국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의 기술 허브로 꼽히는 광둥성 선전시는 최근 지역 내 반도체 설계 업체에 연간 1000만 위안(20억원)을 지급하고 새로 사업장을 여는 기업에 3000만 위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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