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의 에리직톤은 아귀처럼 먹어야 하는 벌을 받았습니다. 데메테르 여신의 신전 숲에 있는 신성한 나무를 잘랐기 때문입니다. 걸신들린 에리직톤은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았지요. 계속 먹어대느라 재산을 다 탕진한 에리직톤은 딸까지 팔았습니다. 그래도 배고파서 자기 팔다리를 잘라 먹고, 엉덩이에 몸통까지 먹어치우고, 마지막 입술까지 먹어버렸습니다. 에리직톤 이야기는 탐욕을 따라가는 삶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너희는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을 것이며, 먹어도 허기만 질 것이며”(미 6:14, 새번역) 미가 예언자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경고한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더욱 허기지는 벌을 받은 것일까요. 무슨 신성한 나무라도 잘랐나요. 아닙니다. 그들이 벌을 받은 까닭은, 그들의 재물이 폭력과 거짓으로 속여서 모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결코 거짓으로 배부를 수 없습니다. 속이는 혀는 먹을수록 더욱 허기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의한 재물은 아무리 꼭꼭 숨겨도 결국 하나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