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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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낮아지는 십자가

입력 2022-11-09 03:05:01


지난 일주일간 소아시아 7개 교회 유적을 순례했습니다. 대부분 유적은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된 이후 로마 황제들에 의해 건설된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지진과 전쟁 탓에 폐허로 남아 있었지만, 초대교회 확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버스로 달려도 지치는 거리를 도대체 바울과 초대교회 교인들은 어떻게 다녔으며, 또 어떻게 지역마다 교회를 세웠는지 성령의 역사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세계적 선교학자인 앤드루 월스 박사는 종교 중에서 오직 기독교만이 발생지를 떠나서 온 세상으로 자신의 중심을 이동해 왔음에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여전히 이슬람교는 아랍권에서, 불교와 힌두교는 인도에서, 유교는 중국을 중심으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유대에서 소아시아를 거쳐 로마로, 과거엔 야만인으로 취급받던 유럽의 백인에게로, 그리고 20세기 이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로 ‘중심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을 월스 박사는 끊임없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십자가 정신’에서 찾습니다. ‘낮아지는 십자가’.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가 되찾아야 할 방향이요 정신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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