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품에 안겨 수다 떠는 새벽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어떤 마음으로 기도했고, 어떤 태도로 하나님과 나눴는지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하고 있다. 자식에게 기도의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마음으로 기록한다. 묵상하고 기도하면 할수록 하나님의 계획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살면서 적잖은 고통을 겪었다. 때론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 또 아침을 맞는다. 인생이란 ‘이런 거구나’ 어렴풋이 알아 간다.
암환자인 내게 내일도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한 움큼 약을 먹을 것이고 3주에 한 번 표적 치료를 받을 것이다.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께 또 부작용에 대해 물어 볼 것이다.
하지만 씨를 뿌리면 주님이 거두신다는 진리를 “아멘”으로 화답하며 살 것이다. 매일 주님을 찾고 기도하는 것이 내가 살 길이다.
지금 당장 계획은 없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그날그날 필요한 것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기억한다.
삶에 부족한 것이 발견돼도 이제는 주님께 감사할 수 있다. 유방암이 발견됐을 때 주님을 신뢰했다. 고치시고 위험한 상황에서 건져주시는 전능하신 주님을 의지했기 때문이다. 주님은 세상에서 겪는 모든 역경과 시험이 다 가치가 있음을 알려 주신다.
무슨 일을 하든지, 어느 곳에 있든지 주님 영광을 위해 살 것이다. 입으로 “아멘, 믿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주님이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
예전엔 주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내 자신이 결정할 때가 적지 않았다. 그렇게 해 달라고 떼를 썼다.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기도했다. 그리고 기도에 응답해 주시지 않는다고 원망했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세상에 버려진 것만 같아 힘들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묵상하면서 모순된 것과 다듬어지지 않은 것을 하나하나 교정하고 있다. 묵상은 내게 꼭 필요한 것이다. 성숙한 신앙생활을 만들어 준다. 힘들 때 주님의 위로가 가득하고 기쁨이 넘침을 고백하게 된다.
고난과 친숙한 사람이 됐다. 고난 때문에 간증할 수 있다. 주님 뜻대로 살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감사 기도를 드린다. 어떤 비난의 소리가 쏟아져도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묵상을 통해 “아버지 사랑해요. 감사해요.” 이렇게 주님만 생각하고 주님만으로 만족한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쪽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시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