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의 아크바르 왕은 아홉 명의 현자(賢者)를 두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서 별다른 지혜를 얻지 못하자 불평했습니다. 그때 현자를 따라온 한 아이가 웃었습니다. 화를 내는 왕에게 아이는 지혜를 배우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습니다. 왕이 내려오자 아이는 냉큼 왕좌에 올라앉아 말했습니다. “이제, 그 자리에서 다시 물어보세요.” 그 순간 왕은 단박에 지혜를 깨쳤습니다. 이 아크바르의 지혜란 무엇일까요. 낮은 자리에 서는 것(Understand), 바로 그것이 아닐까요.
“주님의 종에게 지혜로운 마음을 주셔서, 주님의 백성을 재판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왕상 3:9, 새번역) 솔로몬은 하나님께 ‘지혜로운 마음’을 구했지요. 여기서 ‘지혜로운’이라고 번역한 말은 본디 ‘듣는’이란 뜻입니다. 솔로몬은 ‘듣는 마음’을 구했습니다. 그렇지요. 먼저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듣지 않고 배울 수 있겠습니까. 왕은 백성의 소리를 듣고 백성의 마음을 헤아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요. 쓴소리를 듣지 않는 자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