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지나가는 가을 하늘을 보며 별을 헤아려 보곤 했죠. ‘계절이 지나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시인이 살았던 시대는 아픔이 컸습니다. 그래도 걱정 없이 별을 헤고 있다는 그의 표현이 마음을 저밉니다. 저도 별을 헤아리며 노래 부르곤 했습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그 노래는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별이 지면 꿈도 지고 슬픔만 남아요.’ 청년의 때에 별빛 아래서 온갖 꿈을 꿀 수 있었던 밤이 무섭지만은 않았습니다.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작품에서는 11개 별을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별들은 아침이 오기를 다소곳이 기다리는 별들이 아니었습니다. 밤 구름과 어울려 캄캄한 밤을 역동적으로 수놓고 있습니다. 인생의 온갖 시련 가운데 있었던 고흐에게 밤하늘 별은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캄캄한 밤 같아도 별이 빛나고 있다면 절망은 없습니다. 동방박사들이 가는 길에 별은 유일한 희망이지 않았습니까.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