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로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장례예배를 인도하는 겁니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도 상실이지만 목회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례예배를 집례할 때마다 고인과 관련된 추억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럴 때마다 목소리가 떨리고 아픔이 밀려오며 슬픔이 마음을 덮습니다. 침을 삼켜가며 아프고 슬픈 가슴을 달래며 유족과 성도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그때 예수님 생각을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때의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제자는 달아났지만 여자들은 함께했었습니다. 바로 그 여자들 가운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도 있었습니다. 그 장면을 요한복음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요19:26) 무슨 정신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자신의 아픔보다 어머니를 걱정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그 상황에서도 위로자로 계셨다는 사실을 다시 배웁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목회자는 오늘도 ‘위로가 필요한 위로자’로 서야 하나 봅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