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조사를 보면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심리적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했다. 코로나 기간에 돌봄목회 등으로 성도들의 심리 방역에 힘써 온 교회가 앞으로도 심리적 회복을 위한 사역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에선 ‘코로나19 대유행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두렵다’(54.3%), ‘향후 5년 이내에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할 것 같아 두렵다’(61.9%)고 말해 전염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드러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코로나 대유행 기간 높은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겪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 성인 10명 중 4명(41%)이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다.
두 조사는 코로나로 인한 심리적 두려움이 생각보다 크고 오래갈 것임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심리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목회자들은 교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의 글로벌상담소 조병민 목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많은 성도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쉬고 싶다’ ‘그만하고 싶다’는 분이 많다”며 “코로나로 심리적 타격을 입었고 최근 방역이 완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조 목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코로나 방역에 힘쓰는 사이 자신의 마음은 억눌리고 위축돼 있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며 “코로나 방역으로 건강한 삶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이 생겼으니 이제는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등 심리적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무기력한 심리적 상태를 활동성 있는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조 목사는 “교회는 사회를 향해 봉사하는 장”이라며 “교회는 활동성 있는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인 조성돈 실천신학대 교수는 신앙적 위로를 줄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과거 역병이 돌았을 때는 종교가 부흥했는데 코로나는 정반대 상황을 연출했다. 과학의 발달로 사람들은 모이는 걸 부정적으로 보게 됐고 이는 종교를 배척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그럼에도 죽음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건 인간이나 과학의 힘이 아닌 종교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유튜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 소그룹도 주제별 연령별로 세분화해 성도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