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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사회에서 교회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사회 공헌’ 실천 중”

입력 2022-12-24 03:10:01
이승욱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소외계층과 다음세대를 위해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욱(오른쪽) 대표가 지난 17일 경기도 수원의 한 교육 시설에서 열린 성탄 행사에서 이주민 아이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욱 대표 제공


“안녕하세요. 나는 메리입니다. 나는 아픈 사람을 돌봐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반갑습니다. 나는 제시카에요.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예수님도 더 잘 믿겠습니다.”

지난 17일 경기도 수원 외곽의 한 교육 시설에서 성탄 행사가 열렸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한 다음 공연을 시작했다.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온 이주민 자녀들이다. 피부색은 달랐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가족과 교사들의 표정엔 행복이 가득했다.

행사장에서 이승욱(48) 스튜디오메이트 대표를 만났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매월 이들을 위해 기부해온 후원자다. 지인에게 이주민 아이들을 돌보는 단체 이야기를 들었고,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지내기를 바라서 후원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이웃을 섬기는 일은 크리스천의 본분”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곳을 찾아 지원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작은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는 크리스천 경영자라고 소개했다. 공대를 나와 IT기업에서 개발자로 2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다. 2018년 이 대표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창업을 제안했다. 필라테스 업체를 위한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다. 일반 학원처럼 개인지도를 기반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앱을 서비스한다.

초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경영 수지를 파악하며 회원을 늘리는 일은 그에겐 새로운 분야였다. 고전하던 중 의외의 반전이 생겼다. 코로나로 숨통이 트인 것이다. 대면 단체 수업이 어려워지자 앱을 통해 고객을 일대일 개별 관리하는 시스템이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업체 4000여곳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고 다운로드를 받은 회원은 160만명에 달한다.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16억원, 영업이익은 2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회사 사정이 나아지자 그는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미래를 위한 필수 활동이라고 설득했다. 사회 공헌에 긍정적인 주주가 있었고 경영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는 중이라 이사회도 이를 승인했다. 허락은 받아냈지만 스타트업 전문 경영자에겐 보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이 대표는 “과거 회사에 다니며 존경하는 대표님이 두 분 계셨다. 우연히 두 분 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했고 회사 이익의 일부를 기부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김대환 사장은 매년 회사 이익의 3%를 사회에 기부한다. 그는 가끔 전 직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녀온다. 당시 회사에 다니던 이 대표도 보육원과 양로원을 다니며 봉사를 배웠다. 비엔에스웍스의 김윤정 대표는 지역사회 소외아동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 NGO 굿네이버스를 통해 극빈국 아동들도 후원한다. 이 대표는 “어깨너머로 이런 모습을 보며 배웠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이 대표도 유니세프 옥스팜을 통한 후원 프로그램을 7년째 지원 중이다.

그가 출석하는 양천중앙교회의 이승섭 목사도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다. 이 목사는 지역사회 소외계층과 다음세대 아이들을 위한 사업에 집중해온 목회자다. 이 대표는 교회학교 교사를 하며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많이 접했다.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하며 이 목사의 헌신을 지켜봤고 영향도 받았다. 이 대표는 “앞으로 회사가 이익이 더 나면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 특히 보호 기간이 지난 고아들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매년 2500여명이 세상으로 내보내진다. ‘보호 종료 아동’이라고 한다. 원하는 경우 24세까지 머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대학 학비를 마련하거나 취업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일은 여전히 힘든 일이다. 한국의 20대 초반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라서다. 부모 도움 없이 자립이 어려운 현실이다. 그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게는 사회단체에 하는 기금 후원이 있을 것이고, 크게는 직접 나서서 관련 사업을 벌이는 일이 있겠지요. 길게 보며 잘 준비해보려 합니다.”

그에겐 평범한 은퇴 계획이 있었다. 교외에 집을 짓고 최고급 음향기기로 가득 채우는 일이다. 좋은 음악과 커피, 가끔 찾아오는 지인들과의 바비큐 파티가 이전에 꿈꾸던 인생 말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삶을 계획 중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봉사하고 싶다. “나중에 예수님을 만나면 ‘너는 어떤 삶을 살았느냐’ 물으실 겁니다. 그때 부족하지만 선하게 살고자 노력했노라 답하기를 소망하며 살고 있습니다.”

글·사진=조용탁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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