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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특파원의 여기는 워싱턴] 2년 입법 성과 홍보에 열… 재선 입지 다지는 82세 바이든

입력 2022-12-26 04:10:0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성탄절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너무 자주 서로를 이웃이 아닌 적으로 여긴다. 우리는 너무 분열됐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연말 성탄 휴가 시즌을 맞아 지난 2년간의 입법 성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도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바이든 재평가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기 위해 바닥 다지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크리스마스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출입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를 자랑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여기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가장 큰 인프라 투자, 전례가 없는 중국경쟁법(반도체과학법), 가장 영향력 있는 총기 개혁, 결혼 존중법 등 시민권 약진, 여성폭력방지법 재승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요한 군사·경제적 지원’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론 클레인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주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2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 어떤 행정부보다 더 많은 법안을 처리했다”고 홍보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그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더 중요한 입법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자신도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5% 상승, 지난해 10월 이후 최소폭 상승을 기록하자 “경제가 회복하고 탄력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또 야후 뉴스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성과를 언급한 기고문을 보내고 “내가 대선에 출마한 건 경제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중산층을 재건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보를 대선 출마를 발표하기 위한 물밑작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NBC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많은 민주당원이 최근 80세가 된 바이든 뒤에서 집결하는 것을 불안해하고 있지만 바이든의 목표는 재선 출마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충분한 모멘텀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를 낸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메시지 전략을 통해 강력한 차기 주자 이미지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백악관은 지난 15일 민주당 전략가들과 함께 비공개회의를 열고 집권 후반기 의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회의에는 클레인 비서실장, 젠 오말리 딜런 비서실 부실장, 에미 루이즈 정치전략국장 등 핵심 참모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 세컨드 젠틀맨이 참석했다. 미국가족계획행동기금(PPAF), 낙태권리행동동맹(NARAL) 등 여성·인권과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 등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핵심 이익단체 대표도 초청받았다.

해당 회의에는 지난 2년간의 입법 성과 목록이 적힌 보고서가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바이든 행정부 성과를 좋은 뉴스로 전할 수 있도록 실행 가능한 목록과 요점을 제시하기 위한 회의였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를 유권자, 특히 젊은 층에 어떻게 전달하느냐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딜레마가 되고 있다. 데이터 통계 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종합해 산출한 바이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43%다. 지난 7월 37%대에서 6% 포인트가량 올랐다. 특히 중간선거 승리 후 소폭이지만 상승세가 뚜렷하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라스무센 리포트와 아메리칸리서치그룹 조사에서 각각 46%, 45%까지 올랐다.

반면 유거브가 야후뉴스와 진행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은 25%에 그쳤다. 반대 의견은 55%로 2배가 넘었다.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긍정 응답은 48%로 절반이 안 됐다. 지난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던 유권자 사이에선 지지율이 43%에 그쳤다. 무당파 유권자는 14%만 재선에 찬성했다.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확장성이 낮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주자로서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냐는 물음에도 응답자 19%만 ‘그렇다’고 답했다.

NBC뉴스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0%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며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입법 성과에 별로 관심이 없고 감명받지도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앞에 놓인 정치적 환경도 녹록지 않다. NBC뉴스는 “향후 2년은 불안정한 경제,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반격 등 불확실성이 가득 차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에서 젊은 피인 44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에겐 변수다. 유거브가 2024년 대선 가상 양자 대결을 벌인 결과 바이든 대통령(45%)은 트럼프 전 대통령(41%)을 4% 포인트 앞섰지만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대결에서는 43%로 동률을 이뤘다. 특히 무당파 유권자 사이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48% 지지를 받아 바이든 대통령(29%)보다 19% 포인트 우위를 기록했다. 서퍽대와 하버드대가 무당파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에 각각 8% 포인트, 7% 포인트씩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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