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동성결혼에 확실하게 반대한 교회가 그렇지 않은 교회보다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 기독문화연구소(소장 김승규)는 26일 “동성결혼에 분명하게 반대한 영국의 교단은 성도 수가 증가했지만 동성결혼을 찬성하거나 불분명한 자세를 취한 교단은 성도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독문화연구소는 영국 기독 법률가 단체 크리스천컨선 대표 안드레아 윌리엄스 변호사가 현지 시사 월간지 ‘더 크리틱(The Critic)’ 12월호에 기고한 글을 인용해 이같이 논평했다.
윌리엄스 변호사는 영국 처치그로스모델링연구소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조사한 ‘영국 내 기독교 교단별 출석 성도 수 변화 그래프’를 소개하며 “이 기간 성장한 교회는 모두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관을 고수하는 그룹이었고, 이는 곧 진정한 복음이 여전히 매력적이며 사람을 교회로 끌어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빈야드교단’을 비롯해 오순절 교단인 ‘리딤드크리스천처치오브갓’과 ‘엘림’의 성도는 5년 동안 각각 5.9%, 4.2%, 2.2%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동성결혼을 옹호한 ‘유나이티드리폼드교단’(-4.2%), ‘웰시독립교단’(-3.8%) 등은 성도가 줄었다.
김도흔 한국기독문화연구소 부국장은 “세속적인 흐름에 동참하거나 세상 문화와 복음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견지하는 교단은 출석 성도 수가 감소했지만 오순절 교단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때로는 충돌을 일으킬지언정 선명한 복음을 전파한 교단들은 성도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변호사는 기고문에서 “교회가 사람들의 구미를 맞추며 주변 환경에 타협하는 건 거짓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며 “교회가 세상 문화가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것을 전하는데 출석할 이유가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영국 국교회 주교들은 자신 있게 복음을 선포하기보다 미지근한 복음과 세속적인 문화만을 제공해 왔다”며 “이는 곧 신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존 헤이워드 처치그로스모델링연구소장도 “교회가 성경의 권위에 확신을 가질 때 사회의 진보적 이념에 대항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한국 국민들도 보수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22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동성결혼에 반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78.9%에 달했다. 김승규 소장은 “영국 교회는 2010년 ‘평등법’이 통과되고 동성결혼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됐다”며 “2010년대 후반 이후 영국 교단들의 출석 성도 수 변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와 동성애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갈등 앞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영적인 책임을 다해야 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교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