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복음주의 교인 수가 최근 5년 새 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인 수와 함께 교회도 덩달아 늘었다. 유럽 교회가 침체기로 접어든 가운데 종교개혁가 장 칼뱅(1509~1564)의 나라에서 부흥의 불씨가 다시 피어날지 주목된다.
3일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 협의체인 ‘프랑스복음주의협의회(CNEF)’ 통계에 따르면 오순절과 침례교, 은사주의 계열 등을 포함한 프랑스의 복음주의권 교회 신자 수는 74만5000명에 달했다. 65만명이던 2017년과 비교하면 약 15% 늘어난 수치다.
교인 수가 5만명이었던 1950년까지 기간을 늘리면 성장 폭은 15배에 이른다. 개신교 신자 비율이 2~3%에 불과한 가톨릭 국가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 수는 2700여개로 2017년(2521개)에 비해 7.1% 증가했다. 1970년(769개)과 비교하면 교회 수의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전체 인구 대비 교회 수로도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의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1970년 기준 6만5000명당 1곳에 불과했던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는 현재 2만5000명당 1곳이다.
그럼에도 CNEF는 “인구수 대비 교회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인구 1만명당 1곳 수준으로 교회 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프랑스 자유신학대학에서 수학한 김성규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신앙 체험’을 이유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프랑스 종교에서 다수였던 개혁교회와 가톨릭 등은 일상과 동떨어진 이성적, 과학적 접근을 강조했지만 복음주의권 교회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신앙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오순절 교회는 성령 체험이나 성도 간 교제를 특히 강조한다”면서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세상을 체험케 하는 목회는 프랑스 복음주의 교회에 이어 개신교 성장도 견인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20년부터 프랑스 남부 도시인 툴루즈에서 사역하는 김영기 선교사도 “개인의 신앙 체험을 강조하는 복음주의는 프랑스의 개인주의 문화와 잘 어우러졌다”며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에서 복음주의 교회 예배를 생중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인들도 오순절 교회 등 복음주의 교회의 사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프랑스가 계속해서 부흥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선교사는 2011년 선교단체 예수제자운동(JDM)의 파송을 받아 프랑스 리옹에서 선교사역을 시작했고 현재 툴루즈에서 선교하고 있다.
한편 오순절 교파인 ‘하나님의 성회(Assemblies of God)’는 CNEF 회원 단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프랑스에서 하나님의 성회에 소속된 교회는 530개로, 전체 복음주의협의회 소속 교회의 2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