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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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의 인문학 공부… 창의적 목회에 큰 도움될 것”

입력 2023-01-17 03:10:01
이근복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의 사무실에서 책을 중심에 둔 목회지원 활동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난해 4월 서울 마포구 세상의소금염산교회에서 열린 승효상 이로재 대표의 온·오프 동시 강의 모습.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제공


“향후 30년간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건 불가능합니다. 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작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적 관계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습니다. 미·중 사이 엎치락뒤치락 소모적 갈등이 계속될 것입니다. 한반도 동중국해 대만 남중국해의 4개 지점에서 갈등이 증폭될 것이고, 남북이 평화롭지 못하면 정전 상태인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대리전 양상으로 터져 나오는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2016년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 2019년 코로나 발발 이후 이어지는 자국 이기주의 중심의 파편화라는 세계 질서 속에서 국익 중심의 실리 외교가 필수입니다.”

국립외교원장을 역임한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의 강의에 목회자들의 눈이 반짝였다. 지난달 8일 서울 마포구 세상의소금염산교회(김종익 목사) 솔틴비전센터에선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목회지원네트워크·원장 이근복 목사)에 소속된 서울 지역 목회자들 20여명이 모여 김 교수의 책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CRETA)를 읽고 강의를 들었다. 목회지원네트워크가 구성한 서울 목회자 인문학 독서모임의 2022년 마지막 순서였다.

모임은 지난해 5월 ‘대전환 시대의 사람경영’(클라우드나인)을 저술한 양혁승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6월엔 ‘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새물결플러스) 공저자인 정원범 대전신학대 교수, 7월엔 ‘여명과 혁명 그리고 운명’(울독)을 서술한 정진호 한동대 교수, 9월엔 ‘철학자의 신학 수업’(복있는사람)의 강영안 미국 칼빈신학교 교수, 10월엔 ‘신학논쟁 핵심톡톡 Q&A 24’(대한기독교서회)를 저술한 박경수 장로회신학대 교수, 11월엔 ‘하루 한 생각’(꽃자리)의 저자 한희철 정릉감리교회 목사를 강사로 모시고 책을 읽은 후 토론했다. 사람경영 기후위기 한국역사 국제정치학 철학 신학을 넘어 일상의 신앙까지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눈 여정이었다.

모임에 꾸준히 참석한 김영식(53) 낮은예수마을교회 목사는 “국제정치학뿐만 아니라 생태와 사회 문제들을 담은 책들을 읽고 목회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깨닫는 계기였다”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상식 수준보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대안을 제시할 만한 함량을 목회자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는 서울 목회자 인문학 독서모임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건축으로 만나는 기독교’를 주제로 모였다. 이정구 전 성공회대 총장이 교회건축에 담긴 신앙과 신학,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틀을 깬 현대 교회건축, 김정신 단국대 명예교수가 가톨릭성당과 기독교, 건축가인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수도원과 묵상을 주제로 연속 강의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는 ‘음악에서 만나는 기독교’가 주제였다. 문성모 한국찬송가개발원장,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전 총장, 민경찬 한예종 명예교수 등이 예배와 음악, 찬송가 등을 이야기했다.

책을 중심에 두고 인문학으로 지평을 넓히는 것이 목회지원네트워크 활동의 핵심이다. 목회지원네트워크는 2020년 이근복(69) 목사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이 목사는 성균관대와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새민족교회 담임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훈련원장,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침체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목회자와 신학생, 평신도의 배움터를 마련해 교회가 건실하게 발전하도록 돕기 위한 네트워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NCCK 교육훈련원 등 여러 기관을 거치며 목회자들과 함께 인문학 공부를 해왔습니다. 지혜가 담긴 인문학을 통해 성서와 신학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인문학은 신앙을 이 시대에 더 설득력 있게 전하고 또 교우들과의 소통을 잘하도록 돕습니다. 결론적으로 인문학이 창의적 목회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봅니다.”

목회지원네트워크는 오는 3월부터 ‘영화에서 만나는 기독교’ 연속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필름포럼 대표 성현 목사가 ‘영화가 기독교 문화에 끼친 영향’에 대해 강의하고 추상미 배우 겸 감독이 ‘영상 콘텐츠에 나타난 하나님의 시그널’을 소개한다. 아카데미 영화제 최신 트렌드뿐만 아니라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인간을 이해하며 복음을 접하게 만드는 방법이 무언지 고민하는 내용으로 강의안을 구성했다. 이 목사는 “어려운 시대 다양한 강좌로 인간과 세상을 새롭게 읽어 교회와 목회를 바르게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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