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해운동맹이 해체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 재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운 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복량 기준 세계 1위인 스위스 MSC와 2위 덴마크 머스크는 ‘2M 얼리아언스’로 알려진 해운동맹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2025년 1월부로 해체하기로 했다. 2M은 2015년 결성된 후 전 세계 해상 화물의 40% 가량을 관리하며 해운시장을 주도해온 세계 최대 해운동맹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침체 이후 수년간 해운업계가 물동량 감소, 선박 과잉, 운임 약세 등을 겪었는데, MSC과 머스크는 동맹을 통해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2M이 해체한 이유로 두 기업의 사업 방향성이 달라졌다는 점을 꼽는다. MSC는 최근 중고선을 사들이고 선박 발주를 늘리며 세계 선복량 1위로 올라섰다. MSC가 인도받을 예정인 선박만 133척(182만5000TEU)로, 기존에 운영하던 정기 항로를 유지할 수 있어 사실상 해운동맹이 필요 없는 수준이 된다.
반면, 머스크는 종합물류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회사 스타 에어를 통해 항공화물 운송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연간 항공운송 물량의 3분의 1을 자체 물류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2M 동맹이 해체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주요 3개 해운동맹에서 4개 체제로 바뀔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현재 글로벌 해운동맹으로는 2M 외에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이 속한 ‘오션 얼라이언스’, 국적 선사인 HMM, 일본 ONE, 독일 하파그로이드, 대만 양밍이 있는 ‘디 얼라이언스’가 있다.
일각에서는 해운동맹이 늘어나면 물량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컨테이너선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년 새 80%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M이 해체하는 시점이 2년 후인 만큼 향후 2년 동안 해운시장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 CEO는 “2M 해체가 디 얼라이언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해 기존 해운동맹 체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