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부목사를 채용해 ‘사역’이란 이름의 업무에 투입한다. 대부분 2년 계약직이다. 길면 3년, 잘하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본질은 안정보다 불안정에 가깝다. 세상 속 일터와 사역 현장을 비교하는 건 은혜와 감사보다는 자괴감과 실망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역 현장에 있는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소명이라 생각하며 임하는 일에 멈춤이 없이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정규직 사역자’가 되고 싶다는 사실 말이다.
부목사로 사역하던 1년 차 교역자 회의 때 일이다. 담임목사님께서 내 이름을 꺼내시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혼났다. 단호한 어조였다.
“Y목사는 전임 목사처럼 1년 뭉개지 말고 2년 차 되면 10월에 목양실 와서 어떻게 할지 얘기해!”
‘목사 둥절’했다. ‘뭉개다니? 전임 목사님이 무엇을? 아니면 내가? 그것도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앞뒤 설명도 없이?’ 이런 상황에서 1년 차 부목사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그동안 사역해 온 돌다리를 두드려가며 스스로 수정과 보정을 거치며 묵묵히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다.
2년 차 10월이 되었다. 목양실에 찾아갈 날만을 기다렸다. 10월의 어느 날. 담임목사님께서 부목사들을 불렀다. 그러고는 먼저 물어보셨다.
“Y목사는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목사님께 내 대답을 토스했다. “목사님께서 결정해주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예의’라는 이름의 포장지로 감싼 거짓말이었다. 실은 다른 교회에서 사역해보고 싶었다. 정말 그랬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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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기자, 일러스트=이영은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