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4주년 아침입니다.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일제의 총칼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던 민초들의 의기를 떠올려봅니다. 일제강점기 친일파 논란도 되새겨봅니다.
수년 전 3·1절에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국회의원 모임’에서 친일파 명단을 발표해 온 나라가 시끌시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국민이 존경하던 다양한 인사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하나 주목할 사실은 친일파 명단에 오르내린 인사 중 대부분은 처음부터 친일했던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독립선언서 작성 작업에 가담하고 33인에 서명을 해 3·1운동을 촉발시켰으며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쓰고 교육 입국을 주창하던 인사들이 명단에는 많이 있었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1930년대 말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탄압에 굴복해 전향했습니다. 30여년을 독립운동가로 살다가 불과 5,6년 친일하는 바람에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오점을 남긴 것입니다.
반면 치열하게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았던 시인 이육사는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지만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시를 남기고 해방을 1년 앞둔 시점에 옥사했습니다. 어떤 삶이 승리한 삶일까요.
김종구 목사(세신교회)